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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샛별이와 함께 하는 일상
5.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137. 오이디푸스

by 샛별73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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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베의 왕 라이오스와 이오카스테 왕비는 후사를 얻지 못해 상심해 있었다. 부부는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을 찾아가고, 여사제는 그들이 아들을 낳을 것이나 자기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게 될 거라고 예언한다.

 

과연 몇 달 뒤, 사내아이가 태어난다.

 

라이오스 왕은 차마 아기를 죽이지 못하고 그냥 산에다 갖다 버린다. 양발의 복사뼈에 구멍을 뚫고 가죽 끈을 꿰어 한데 묶은 채로 말이다.

 

한 목동이 아이를 발견하고 끈을 풀어 준 다음 코린토스 왕 폴리보스에게 데려간다. 자식이 없었던 폴리보스는 아이를 양자로 삼고 <퉁퉁 부은 발>이라는 뜻의 <오이디푸스>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어느 날 오이디푸스가 델포이의 여사제를 찾아가 신탁을 묻자, 사제는 과거 그의 부모에게 했던 예언을 되풀이한다. <너는 네 아비를 죽이고 네 어미와 결혼할 것이다.> 폴리보스 왕이 자기 아버지라고 믿고 있던 오이디푸스는 이 예언이 실현될까 두려워 코린토스를 떠나기로 결심한다.

 

여행 중에 그는 한 무리의 사내들을 만나게 된다. 오이디푸스는 이들이 강도 떼라고 생각했으나, 사실 이 무리는 라이오스 왕과 그의 신하들이었다. 말다툼이 벌어졌고, 오이디푸스는 강도 떼의 두목, 즉 자신의 친부를 죽이고 만다. 그런 다음 그는 다시 길을 떠난다.

 

그가 테베에 이르렀을 때 도시는 스핑크스라는 괴물로 인해 온통 두려움에 빠져 있었다. 이 괴물은 만나는 사람마다 수수께끼를 하나 내고 대답하지 못하면 잡아먹었다. 그 수수께끼는 이러했다. <아침에는 네 발이었다가, 정오에는 두 발이 되고, 저녁에는 세 발이 되는 게 무엇이냐?> 오이디푸스는 정답을 찾아낸다. <인간이다. 젖먹이는 네 발로 걷고, 성인이 되면 두 발로 걸으며, 늙으면 세 번째 다리인 지팡이에 의지하게 되니까.> 화가 난 스핑크스는 바위 절벽 밑으로 몸을 던져 죽는다. 테베의 시민들은 그들의 영웅을 왕으로 삼고, 전왕 라이오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실종된 탓에 과부가 되어 있던 왕비를 아내로 준다. 이렇게 해서 오이디푸스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생모와 결혼하게 된 것이다. 오이디푸스와 이오카스테는 자식도 넷이나 낳으면서 행복하게 산다. 그런데 갑자기 흑사병이 돌았고, 델포이의 신탁은 이 전염병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라이오스의 살인 사건으로 인한 것이며, 범인이 밝혀져서 처벌되지 않는 한 역병은 계속될 것이라고 알려 준다. 오이디푸스 왕은 밀정들을 보내어 범인을 찾게 한다. 그리고 결국 진실을 알게 된 밀정들은 주군에게 무서운 진실을 밝힌다. 살인범은 바로 왕 자신이었던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이오카스테는 목매달아 죽는다. 고통으로 거의 실성하다시피 한 오이디푸스는 옥좌에서 내려와 자신의 두 눈을 멀게 한다. 테베에서 쫓겨난 오이디푸스는 그를 끝까지 버리지 않은 딸 안티고네와 함께 구결을 하며 세상을 떠돌아다닌다.

 

먼 훗날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어머니를 사랑하게 되어 아버지를 파괴하고 싶어 하는 사내아이들의 원초적 충동을 설명하기 위해 이 신화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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