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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35. 불안

by 샛별73 2025.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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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년 포르투갈의 신경학자 에가스 모니스는 뇌의 전두엽 일부를 잘라 내어 정신병을 치료하는 이른바 "백질 절제술"에 관한 연구로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1). 그는 전두엽 앞부분의 피질2)을 잘라 내면 공포를 느끼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뇌 피질의 이 부위는 미래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들을 상상하게 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발견은 한 가지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우리의 불안은 미래를 상상하는 우리의 능력에 기인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능력이 있기에 우리는 위험을 예감하게 되고, 언젠가는 죽으리라는 것을 의식하게 된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에가스 묀스가 내린 결론은 이러하다.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 그것이 미래에 대한 불안을 줄이는 길이다.

 

1) 이 수술을 받은 정신질환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조용하고 온순해진 대신 지능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지는 부작용을 경험했다. 오늘날 이 무시무시한 백질 절제술은 시행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에가스 모니스의 노벨상 수상이 적절치 않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노벨 재단은 1998년 이렇게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당시까지는 정신질환자를 치료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정신질환자는 수십 년 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1940년대 미국의 공공 의료 기관의 입원실 절반이 정신 질환자로 채워졌다. 또 모니스가 개발한 뇌동맥 검진법은 정신 질환의 외과 치료의 중요한 바탕이 되고 있다.

2) 대한해부학회가 채택한 용어로는 앞이마엽겉질, 이 부위는 여러 부분으로부터 들여오는 신경 자극을 받아 감정의 깊이를 조절하여 성격 형성에 관여하며, 추상적 관념, 판단력 등에 필요한 경험을 연합한다. 이 부위가 손상되면 창의력이나 판단력이 소실되고 자기도취에 빠지거나 사회 규범을 무시하고 함부로 행동하는 경향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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